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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봉했던 영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기존 맨 인 블랙 시리즈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로 관객 앞에 선보인 리부트 작품이다. 당시 흥행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흐른 2024년 현재, 이 작품은 다시 한 번 재조명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SF 장르 속에서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었는지, 리부트 영화로서 어떤 시도를 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왜 다시 봐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자.
SF 영화로서의 MIB: 인터내셔널이 가진 매력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외계 생명체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SF 설정을 자랑한다. 기존의 MIB 시리즈가 미국 뉴욕 중심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그 배경을 유럽으로 확장해 런던을 중심으로 다양한 글로벌 도시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이로 인해 시청자는 한층 더 넓어진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영화는 특유의 SF적 장치와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기억을 지우는 뉴럴라이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는 외계 무기, 인간의 모습을 한 외계인 등은 여전히 시리즈 특유의 매력을 잃지 않고 있다. 여기에 헐리우드 특유의 블록버스터 감각이 더해지면서,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또한 SF 장르에서 자주 등장하는 ‘정부 조직 대 외계 위협’이라는 공식적인 구도를 따르면서도, 스파이물과 액션 장르의 결합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주인공들이 마치 비밀 요원처럼 움직이며 세계 곳곳을 누비는 모습은 전통적인 MIB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다. 이러한 요소는 SF 마니아뿐만 아니라 스파이 장르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간다.
리부트로서의 도전과 캐릭터 변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기존 시리즈와 가장 다른 점은 주인공의 변화이다.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조합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영화는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이라는 새로운 배우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이미 마블 시리즈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바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영화에서도 신선한 케미를 선보인다. 특히 테사 톰슨이 연기한 ‘에이전트 M’은 기존 시리즈에서 부족했던 여성 캐릭터의 비중을 대폭 강화한 인물이다. 그녀는 능동적으로 MIB 조직에 들어가고, 뛰어난 관찰력과 분석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이는 여성 중심 캐릭터의 등장을 통해 리부트의 의미를 확실히 부여하는 동시에, 현대 영화계의 다양성과 포용성 흐름을 반영한 시도라 할 수 있다. 한편 크리스 헴스워스가 맡은 ‘에이전트 H’는 능청스럽고 자유로운 캐릭터로, 기존의 무거운 분위기를 보다 유쾌하게 풀어준다. 이 두 캐릭터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전통적인 ‘파트너십’ 구조 속에서도 새로운 개성과 재미를 선사한다. 전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캐릭터 서사를 구축하고자 한 점에서, ‘인터내셔널’은 분명한 리부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기존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다. 스토리의 몰입도나 전개 속도, 개연성 면에서 일부 아쉬움이 존재한다는 평가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보여준 다양한 실험과 변화는 SF 첩보물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도였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재평가되고 있는 부분이다.
2024년 다시 보는 이유와 새로운 시선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2024년에 들어 다시 주목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SF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존 영화들이 재조명되는 흐름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특색 있는 세계관과 유쾌한 분위기를 가진 MIB 시리즈는 많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인터내셔널’은 글로벌 배경과 현대적인 감각의 연출로, 새로운 시청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둘째, 주연 배우들의 인지도가 더 높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크리스 헴스워스는 ‘토르: 러브 앤 썬더’ 등 마블 시리즈로 꾸준히 활약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테사 톰슨 또한 다양한 장르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이들의 커리어가 발전하면서 과거 출연작들도 함께 재조명받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셋째, 최근 들어 영화계에서는 리부트와 리메이크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시각이 점점 유연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원작과 다르면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지금은 하나의 변주 또는 평행 세계로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런 관점에서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기존 MIB 세계관을 확장한 별개의 시도이자, 장르적 실험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다양성과 포용성 트렌드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강한 여성 캐릭터, 다양한 인종의 캐스팅, 글로벌 무대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는 2024년의 문화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당시에는 앞서간 시도였지만, 지금 다시 보면 오히려 시대를 앞서간 참신함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2019년 당시에는 다소 과소평가되었을지 모르지만, 2024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보면 그 가치를 충분히 재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SF 영화의 감각적인 시각효과, 리부트로서의 도전, 그리고 새로운 파트너 조합이 만들어낸 색다른 케미까지. 이 영화는 단지 시리즈의 외전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SF 첩보물로서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지금, SF와 스파이 장르를 좋아한다면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을 다시 한 번 감상해보자.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유쾌하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이 영화가 다시 당신의 영화 목록에 올라갈 가치가 있다.